대한가수협회, 故 설리 추모사 "비방·혐오 없는 곳에서 맘껏 노래 부르길" [전문]

입력 2019-10-17 15:23   수정 2019-10-17 15:26


대한가수협회가 故(고) 설리에게 추모사를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17일 대한가수협회 이자연 회장과 회원 일동은 "오늘 우리는 또 한 사람의 동료, 후배를 떠나보내며 무너지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는다"라고 시작하는 추모사를 발표했다.

대한가수협회는 "같은 무대에서 눈 맞추며 미소로 안부를 묻던 고 설리 양의 비보를 접하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녀가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는지, 왜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마음을,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일이 고통이 되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진정 노래를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좀 더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녀에게 좀 더 살갑게 다가갔어야 했다. 꼬리를 무는 후회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무력함이 원망스럽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는 오늘과 유사한 비극에 노출되는 동료, 선후배가 없도록 대한가수협회 내에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정신건강 및 법률 지원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소양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의 기회와 장을 넓히고 회원들의 안위를 살피는 일에 더욱 매진하여 서로를 보듬으며 아픔은 나누고 기쁨은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문화 정책을 주도하는 책임부처를 향해서도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의 비극적 사례가 재발하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안을 내 놓지 못하는 무능을 인정하고 즉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대한가수협회는 "다시 한번 고 설리 양의 명복을 빌며, 비방과 혐오가 없는 그곳에서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다음은 대한가수협회 추모사 전문

오늘 우리는 또 한사람의 동료, 후배를 떠나보내며 무너지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습니다.

같은 무대에서 눈 맞추며 미소로 안부를 묻던 고 설리(최진리)양의 비보를 접하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그녀가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는지, 왜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마음을,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일이 고통이 되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진정 노래를 내려놓겠습니다.

노래하는 가수이기 전에 누구의 누이, 언니, 동생, 소중한 자식이었을 고 설리양이 왜 비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좀 더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녀에게 좀 더 살갑게 다가갔어야 했습니다.

꼬리를 무는 후회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무력함이 원망스럽습니다.

슬픔은 남아있는 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의 이 슬픔을 오래 간직하지 않으려 합니다.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는 오늘과 유사한 비극에 노출되는 동료, 선후배가 없도록 대한가수협회 내에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정신건강 및 법률 지원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아울러 소양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의 기회와 장을 넓히고 회원들의 안위를 살피는 일에 더욱 매진하여 서로를 보듬으며 아픔은 나누고 기쁨은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겠습니다.

그것만이 고 설리양이 우리에게 준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문화 정책을 주도하는 책임부처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류의 선봉이요, 음악의 꽃인 우리 가수를 비롯하여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의 비극적 사례가 재발하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안을 내 놓지 못하는 무능을 인정하고 즉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고 설리양의 명복을 빌며, 비방과 혐오가 없는 그곳에서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 설리(최진리)양을 사랑하는 (사)대한가수협회 회장 이자연과 회원 일동.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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